안녕하십니까, 법무법인 대세의 이혼 담당 변호사입니다.
보통 이혼 소송이라 하면 '잘못한 사람'이 상대방에게 청구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실무에서는 본인이 잘못을 저질러 혼인을 파탄에 이르게 한 배우자(유책배우자)가 이혼을 청구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우리 법원이 오랫동안 유지해온 유책주의 원칙상 이는 불가능한 것이 원칙이지만, 최근 판례의 흐름은 일정한 예외를 폭넓게 인정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가 어떤 경우에 허용되는지, 그 원칙과 예외, 그리고 실무적인 법리 분석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바람피운 배우자도 이혼을 청구할 수 있나요?
원칙은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권 불가
우리 법원은 혼인 생활의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습니다.
[대법원 1966. 6. 28. 선고 66므9 판결] 및 [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르면,
혼인생활의 파탄에 대하여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원칙적으로 그 파탄을 사유로 하여 이혼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이는 스스로 혼인을 깨뜨린 자가 그 파탄을 이유로 해방을 구하는 것이 도덕적·정의적 관념에 반하기 때문입니다.
설령 상대방에게도 일부 잘못이 있더라도, 전체적으로 보아 이혼을 청구하는 배우자의 유책성이 더 크다면 이혼청구는 기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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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4. 23. 선고 92므1078 판결]
재판상 이혼에 관하여 유책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 법제에서는 민법 제840조 제1호 내지 제5호의 이혼사유가 있는 경우라도 위 각호의 이혼사유를 일으킨 배우자보다 상대방 배우자에게 혼인파탄의 주된 책임이 있는 경우에는 상대방 배우자는 위 이혼사유를 들어 이혼청구를 할 수 없다.
만약 쌍방의 책임이 대등하거나, 오히려 이혼을 거부하는 일방 배우자의 책임이 더 무겁다면 유책배우자인의 이혼 청구는 인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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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4. 5. 27. 선고 94므130 판결]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원고의 책임이 피고의 책임보다 더 무겁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원고의 이혼청구는 인용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원심이 원고와 피고의 각 책임의 유무 및 경중을 가려보지도 아니한 채 피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하여 혼인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파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여 원고의 이혼청구를 배척하고 만 것은 민법 제840조 제6호의 적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이유를 제대로 명시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가 허용되는 3가지 예외적 상황
법원은 유책배우자의 청구를 배척하는 것이 오히려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 예외를 인정합니다.
상대방 배우자에게 오기(傲氣)나 보복적 감정이 있는 경우
상대방 배우자 역시 혼인을 지속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오직 유책배우자를 괴롭히려는 목적(오기나 보복적 감정)으로 이혼을 거부하는 경우입니다
[대법원 2006. 1. 13. 선고 2004므1378 판결]
원·피고간의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된 책임은 식당의 운영은 물론 가사·양육을 등한시하면서 피고 및 자녀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행사하고, 소외인과 만나면서부터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각을 보이면서 식당의 수입 등을 임의로 사용하고 거액의 채무를 부담하여 갈등을 초래하는 한편 이러한 갈등을 해소하려는 아무런 노력도 없이 피고와 자녀들의 간절한 바램을 외면하고 도리어 이혼을 요구한 원고에게 있음이 명백하므로, 이와 같이 혼인관계의 파탄에 대하여 주된 책임이 있는 원고의 이혼청구는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고, 달리 피고 역시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함에도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이혼에 응하지 아니할 뿐이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여 원고의 이혼청구 등을 모두 배척하였다.
유책배우자의 유책성이 희석 및 상쇄되는 경우
유책배우자가 상대방과 자녀를 위해 충분한 경제적 배려와 보호를 다한 경우, 혹은 수십 년의 세월이 경과하여 파탄 당시의 유책성과 상대방의 고통이 희석되어 책임의 경중을 따지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가 된 경우입니다.
[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
상대방 배우자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어 일방의 의사에 따른 이혼 내지 축출이혼의 염려가 없는 경우는 물론, 나아가 이혼을 청구하는 배우자의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진 경우, 세월의 경과에 따라 혼인파탄 당시 현저하였던 유책배우자의 유책성과 상대방 배우자가 받은 정신적 고통이 점차 약화되어 쌍방의 책임의 경중을 엄밀히 따지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할 정도가 된 경우 등과 같이 혼인생활의 파탄에 대한 유책성이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아니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할 수 있다.
장기간 별거가 지속되는 경우
대법원은 11년 넘게 별거하며 다른 사람과 자녀를 출산한 사안에서도, 혼인 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된다고 보아 이혼을 허용하였습니다. 이는 사실상의 파탄주의(破綻主義)를 부분적으로 수용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므2130 판결]
갑과 을 사이의 11년이 넘는 장기간의 별거, 갑과 병 사이의 사실혼관계 형성 및 자의 출산 등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갑과 을의 혼인은 혼인의 본질에 상응하는 부부공동생활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었고, 그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된다고 하여, 비록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라 하더라도 갑과 을의 혼인에는 민법 제840조 제6호의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라는 이혼원인이 존재한다.
이미 파탄 난 후의 부정행위도 유책 사유인가요?
많은 분이 오해하시는 부분 중 하나가 '별거 중 외도'입니다. 유책성 여부 판단에는 인과관계와 파탄시점이 핵심입니다.
유책성은 혼인 파탄의 원인이 된 사실에 기초하여 평가해야 하며, 혼인관계가 완전히 파탄된 뒤에 있은 일을 가지고 따질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3므1890 판결].
만약 부부가 이미 남남처럼 지내며 혼인 실체가 완전히 사라진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를 기준으로, 그 이후에 발생한 부정행위는 파탄의 '원인'이 아니므로 이혼 청구를 기각할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즉, 이미 다른 원인에 의해 혼인이 파탄되어 있었다면, 그 후에 발생한 유책 행위는 이혼 청구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지 않습니다 [대법원 1994. 2. 25. 선고 93므317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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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4. 11. 20. 선고 2011므2997 전원합의체 판결]
비록 부부가 아직 이혼하지 아니하였지만 이처럼 실질적으로 부부공동생활이 파탄되어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상태에 이르렀다면,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성적인 행위를 하더라도 이를 두고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유지를 방해하는 행위라고 할 수 없고 또한 그로 인하여 배우자의 부부공동생활에 관한 권리가 침해되는 손해가 생긴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의 경우, 이미 원고와 소외인의 혼인관계가 불화 및 장기간의 별거로 파탄되어 그 파탄상태가 고착되었고 소외인이 제기한 이혼소송의 제1심에서 이혼판결이 선고되기까지 한 상태였다면, 원고와 소외인 사이에서는 더 이상 부부공동생활의 실체가 존재하지 아니하게 되었고 이를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할 것이다.
다만, '파탄의 시점'을 언제로 보느냐는 재판부마다 엄격하게 판단하므로, 단순히 별거 중이라는 사실만으로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
법무법인 대세의 실무적 조언
유책배우자(원고)를 위한 조언
무작정 소송을 서두르기보다 혼인관계가 이미 회복 불가능한 상태(장기간 별거, 대화 단절, 경제적 분리)임을 입증하고 자신의 유책성을 상쇄시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이혼이 자녀에게 줄 부정적 영향보다, 파탄된 혼인을 강제하는 고통이 더 크다는 점을 강조해야 합니다. 성실한 양육비 지급과 생활비 지원을 통해 상대방에게 이혼을 강요하는 모습이 아닌,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현실적인 파탄 상태를 정리하려는 진정성을 보일 때 법원은 비로소 예외적 허용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피고)을 위한 조언
상대방의 유책 증거를 확보하는 데 그치지 말고, 본인이 가정을 유지해야만 하는 구체적인 이유(자녀의 복리 등)를 법리적으로 구성하는데 집중해야 합니다. 또한, 유책배우자의 청구가 인용될 경우를 상정하여 재산분할이나 특유재산 방어 전략을 동시에 세워야 실익을 챙길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대세는 수많은 가사 소송 경험을 통해 유책배우자의 복잡한 심경과 법리적 한계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억지로 유지되는 혼인 관계는 양쪽 모두에게 고통일 수 있습니다. 전문적인 법리 분석을 통해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찾고 싶으시다면 언제든 저희를 찾아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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